물고기 모양 아이스크림?

안녕하세요. 붕어빵 세 마리에 천 원 하던 시절(요즘은 두 마리에 천 원 하더라고요.)에 무조건 팥 붕어빵 2개, 슈크림 붕어빵 2개를 먹던 합리적인 8죠랭이8이 인사 올립니다. 후후. 여러분은 몇 대 몇으로 드셨나요? 제가 슈크림을 좋아하는 만큼이나 팥 붕어빵을 좋아하시는 분도 많겠죠? 저는 팥을 아예 싫어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팥이 따뜻하면 싫어요. 그게 무슨 말이냐면 팥빙수, 팥 아이스크림(비비빅, 앙꼬바)은 좋은데, 팥죽, 팥밥, 팥떡 등은 너무 싫어요 ㅠㅠ  팥이 들어간 아이스크림은 대게 연세가 있으신 분이 즐겨 드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저희 할머니 포함) 저는 팥 아이스크림을 꽤 좋아해서 가끔 제 돈 주고 사먹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빙그레에서 나온 물고기 모양 아이스크림, '붕어싸만코' 를 리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떡 붕어 싸만코'이지만요. ㅎㅎ

 

싸만코의 이름은 '싸고 많고(싸고만코)에서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밑의 포장지를 보면 알 수 있다시피 붕어싸만코 아이스크림은 1991년에 처음으로 출시되었습니다. 현재 2021년 기준으로 딱 30년 된 어르신 아이스크림이에요. 하지만 이 출시년도에 얽힌 재밌는 일화가 있습니다. 
빙그레는 겨울에 먹는 붕어빵을 여름에도 먹게 해보자는 색다른 아이디어로 출발하여 1987년부터 2년 동안 연구를 하고 개발을 했어요. 1년간 시장분석 후에 1990년 3월 1일 첫 출시했다고 합니다.

출시 후 두 달 후인 1990년 5월, 중국산 팥 중금속 검출 파동의 여파로 중국산 팥 수입 금지령이 내려지며 전격 생산이 중단되었습니다. 시중에 유통되어 있던 시가 23억 원어치의 싸만코를 전량 회수 및 폐기함으로써 빙그레는 재정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되었습니다. 중금속 팥 파동이 가라앉고 우루과이 라운드 협정 체결로 관세가 없어진 남미 시장에서 원재료를 수입하면서 1991년 3월 참붕어 싸만코로 이름을 변경하고 다시 시장에 출시된 것입니다.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Since 1991이라는 마크를 새겨 넣을 수 있게 되었죠.

그리고 처음 출시했을때에는 '붕어'싸만코가 아니라 사각형 모양이었어요. 그래서 아이스크림의 이름도 그냥 '싸만코'였죠. 싸만코도 붕어싸만코와 마찬가지로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달콤한 통팥 시럽이 들어간 모나카 아이스크림이었어요. 싸만코는 붕어싸만코와 함께 2000년대 중반까지 같이 생산되었습니다. 혹시 기억 나시는 분 있으신가요? 이외에도 초콜릿과 초코 크런치가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조합을 이룬 초코 싸만코도 있었습니다. 붕어 모양 아이스크림은 우리나라에서 '붕어싸만코' 만이 있으니, 참 독특하고 희소성 있네요.

떡붕어싸만코 포장지

떡붕어 싸만코는 붕어 모양 속에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통팥 시럽이 함께 들어있습니다. 팥과 아이스크림 그리고 모나카 껍질의 조화가 절묘하여 마치 콘 아이스크림을 편하게 먹는 느낌이에요. 참붕어싸만코가 통팥시럽이 들어있는 것과 다르게 떡 조각이 군데군데 들어있는 것이 특징인데요. 제가 느끼기로는 이 떡은 늘 쫄깃하다 느껴지지 않고, 입에서 질척 거리는 식감이라고 생각해요. 팥 알갱이와는 또 느낌이 달라 어울린다고 느껴지지도 않고요. 과거에는 타 아이스크림에 비해 값이 좀 더 비싼 아이스크림이었으나 바닐라맛 아이스크림에 꽤 푸짐한 양의 통팥 시럽과 그 위에 찹쌀떡 층을 추가해서 고급 아이스크림으로까지 불렸지만 연도가 지날수록 팥의 양이 점차 적어지고 통팥 시럽의 양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었며, 찹쌀떡층까지 사라졌고 대신에 쫄깃한 미니 떡을 넣었다며 통팥 시럽에 떡들이 박혀있는 걸 볼 수 있어요.

아이스크림 내 떡 모양

아까 포장지에서 자랑스럽게 적혀 있다시피 미니 떡이 꽤 있는 편입니다. 하지만 떡의 식감이 아쉬워서 많이 준다고 해도 별로 달갑지 않은 느낌이었네요. 그리고 팥 시럽이 매우 옅고 알갱이가 많이 갈려있어서 예전은 다르게 확실히 빈약하다고 느껴졌어요. 대한민국 유일 물고기 모양 아이스크림이면서, 전통이 있는 아이스크림이다만 이러시면 정말 곤란해요~~~

 

죠랭이평: 88